“손님들에게는 행복을, 이웃들에게는 사랑을…”
“손님들에게는 행복을, 이웃들에게는 사랑을…”
  • 이성훈
  • 승인 2014.10.13 09:52
  • 호수 58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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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으로 행복 가꾸는 임옥천 대한제과협회 광양시지부장
광양읍에서 제과점을 운영하고 있는 임옥천 대한제과협회 광양지부장. 어느새 지부장을 맡은 지도 7년째다.

빵과 인연을 맺은 지도 어느새 20년이 됐다. 빵 만드는 것이 이제는 진저리가 날 법도 하지만 매일 아침 빵을 만들 때마다 새 생명이 탄생하는 경험을 느낀다.

임 지부장은“주먹만 한 빵 한 조각이 손님들의 배를 채우고 행복한 웃음을 만들게 한다”면서“가족 화목에도 큰 매개체가 된다는 생각을 하면 결코 대충 만들 수 없다는 굳은 다짐을 하게 된다”고 수줍은 웃음을 지었다.

동네빵집. 어느 지역마다 어려운 단어다. 광양에는 10년 전만에도 동네빵집이 70여개 있었는데 지금은 프랜차이점을 빼면 10여개 남짓 남았다.

프랜차이점도 거의 포화상태에 이르렀을 만큼 대형빵집은 시민들 삶속에 깊숙이 자리잡았다. 대형빵집의 등장은 소규모 동네빵집이 갈수록 줄어드는 가장 큰 원인이다. 하지만 동네 빵집도 프랜차이점 등장을 계기로 값진 경험을 하고 있다. 바로 실력이다. 동네빵집도 현실만 탓하지 말고 실력으로 정정당당하게 승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 지부장은“프랜차이점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동네빵집이 살아남는 길은 시설, 기술, 서비스, 제품개발이다”고 강조했다. 자체 경쟁력을 키우고 내부적으로 서비스 향상에 노력하지 않으면 문을 닫아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임 지부장은“전국에서 내로라하는 빵집은 모두 오랜 전통과 제과점만의 독특한 빵맛이 있기 때문이다”고 진단했다.

그는“동네빵집이라고 의기소침하는 것보다는 각 빵집마다 고유의 빵을 개발해 경쟁력을 키운다면 프랜차이점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면서“제품 개발과 서비스 향상을 위해 회원들과 열심히 공부하고 토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옥천 지부장은 동네빵집의 어려움을 알고 지역기업에서 설과 추석이면 명절선물로 동네빵집의 빵을 구입해주는 것이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광양제철소에서 지난해부터 명절 연휴에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격려품을 지역 소규모 빵집을 이용하고 있다”면서“우리에게는 큰 힘이 되고 있어 정말 감사한 마음뿐이다”고 고마워했다.

광양제철소는 지난해부터 빵과 커피 등 다양한 메뉴로 일반 제과점에 커피숍 기능을 더한 유명 프랜차이즈 제과점에 밀려 경영이 어려워진 동네빵집을 돕는 ‘동네빵집 살리기’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한제과협회 광양시지부도 기업의 상생 취지에 함께한다는 뜻으로 수익금 일부를 성금으로 전달하고 있다. 임 지부장은“광양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빵 나눔행사를 실시하고 성금도 전달하며 사랑나눔을 실천하고 있다”면서“서로 돕고 좋은 일을 하는 것이 곧 지역을 발전시키는 원동력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임옥천 지부장은 매실을 활용한 빵을 개발하는 것이 당장 목표다. 우리지역 특산품인 매실을 활용해 빵도 만들고 어려움에 처한 농가도 돕고 싶다는 것이다. 매실 장아찌, 매실즙, 매실쨈 등 다양한 매실 요리는 있지만 빵에 활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임 지부장은“매실은 특유의 향과 강한 신맛 때문에 빵을 만들면 자칫 상했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동안 수없이 연구했지만 아직 성공하지는 못했다. 임 지부장은“꼭 성공해서 매실빵을 만들어 손님들에게 맛있는 빵을 선보이고 싶다”며“조금만 더 노력하면 곧 새로운 빵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의지를 다졌다. 

임 지부장의 최종 목표는 장애인들과 빵을 함께 만드는 것이다. 그는 광양시장애인복지관을 방문해 일주일 1번씩 100개의 빵을 후원하고 있다. 또 찾아가는 보건소에 빵과 우유를 지원, 어르신들이 진료를 받은 후 빵을 드실 수 있도록 매월 조금씩 보내고 있다.

또한 지역에서 크고 작은 행사가 있을 때마다 팔을 걷고 빵을 지원하며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임 지부장은“저에게 주어진 재능이 빵 만들기”라며“보잘 것 없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로 이웃에게 조그마한 보탬이 된다면 큰 보람이다”고 말했다.

임 지부장은 현재 광양시장애인복지관에서 장애인들에게 제빵기술을 가르쳐주고 있다. 10여 년 전 장애인 복지관에서 제과점을 운영할 당시 빵을 사러 찾아오는 장애인 어린 친구들을 접하면서부터 장애인들과 인연을 맺은 그는 빵을 통해 그들에게 삶의 희망을 주고 싶다고 한다.

임 지부장은“아직 많이 서툴고 실수투성이지만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이 보인다”며“장애인들과 함께 빵을 만들며 행복을 만들어간다면 그것 또한 큰 보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인천아시안게임과 8일 제20회 광양시민의 날에서 성화봉송을 한 임 지부장은“성화봉송은 저에게 정말 특별하고 값진 경험이었다”며“더욱더 광양을 사랑하게 한 계기가 됐다”고 활짝 웃었다.

임 지부장은“앞으로도 빵을 통해 이웃과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면서“활활 타오르는 성화만큼 우리지역 경제도 하루빨리 활활 타오르길 간절히 바란다”고 소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