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막힌 인연 김용주 vs 김용주
기막힌 인연 김용주 vs 김용주
  • 이성훈
  • 승인 2013.11.11 13:32
  • 호수 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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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건물에 나란히 입주한 ‘동명이인’ 의사 선배는 정형외과, 후배는 치과의사 다르면서 같은 인연

김용주 치과의사(왼쪽)와 김용주 정형외과 의사.

광양읍 인동 로터리에는 최근 지어진 4층짜리 건물인 M플러스 빌딩이 있다.

1층은 메디컬 의료기와 황안과가 입주해있고 2층은 정형외과, 3층은 치과, 4층은 한화생명이 각각 들어섰다. 이곳에 입주한 사람 중에 기막힌 인연이 있으니 바로 2층 김용주 광양튼튼정형외과 원장과 3층 김용주 우리치과 원장이다.

동명이인이면서도 의사라는 같은 직업을 갖고 있는 ‘김용주 VS 김용주’. 이들에게 과연 어떤 평행이론과 인연이 있을까.


20년 차 대학 선후배

먼저 2층 김용주 원장과 3층 김용주 원장은 대학 선후배 관계이다. 정형외과 김용주 원장은 전남대 74학번인데 우리치과 김용주 원장은 93학번으로 약 20년 차이가 난다. 우연의 일치일지 몰라도 3층 김용주 원장은 74년 생이다. 2층 김용주 원장이 대학 입학할 때 3층 김용주 원장은 태어났고 수십년 세월이 흘러 같은 건물에서 의료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우리치과 김용주 원장은 이곳에 입주한 지 약 2년이 조금 넘었다. 바로 건너편 건물에 있다가 새로 빌딩이 생기자 곧바로 입주했다. 이에 비해 튼튼정형외과 김용주 원장은 지난해 10월 입주했다. 처음 입주했을 당시 서로는 모르는 사이였다고 한다. 정형외과 김용주 원장은 “3층 의사선생님이 저와 이름이 똑같았다는 것을 알고 나서 깜짝 놀랐다”며 “대학 선후배 사이다보니 참 기막힌 인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활짝 웃었다.

치과의사 김용주 원장도 마찬가지다. 김 원장은 “정형외과 김용주 선생님이 순천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이야기만 들었을 뿐 여기에 오신 분인 줄은 몰랐다”며 “만나보니 반갑기도 하고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고 미소를 보였다. 2층 정형외과 김용주 원장이 오면서부터 이들의 본격적인 인연은 시작된다. 


외모는 다르지만 봉사활동은 ‘하나’

우선 정형외과 김용주 원장과 치과의사 김용주 원장은 외모에서 확연히 차이난다. 2층 김 원장은 듬직한 체구에 큰 형님같은 든든한 이미지라면 3층 김 원장은 호리호리한 키에 준수한 얼굴이다. 2층 김 원장은 호탕하게 웃고 좌중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는 반면, 3층 김 원장은 서글서글한 눈매에 부드러운 외모와 수줍은 미소가 매력이다.

이들은 외모에서 확연히 다르지만 이름처럼 사회 활동에서는 닮은 부분이 많다. 장성이 고향인 치과의사 김용주 원장은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어 지역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 해마다 연말이 되면 산타 복장을 하고 지역 여러 봉사 단체들과 함께 어려운 이웃들에게 몰래 산타 행사를 펼친다.

지난 2003년 광양에 와서 그동안 진보단체, 지역 사회 봉사활동 등을 펼치며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학창시절 학생운동을 하며 지역사회 현실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광양에 치과를 개업한 후 학창시절 다짐했던 이웃과 함께 하는 삶을 비로소 실천하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는 봉사단체인 ‘나광모’(나눔을 실천하는 광양사람들의 모임)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건치(건강한 치아) 동부지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정형외과 김용주 원장은 광주가 고향이다. 2001년 순천의료원장을 역임했으며 순천시 의사회장을 거쳐 2009년에는 순천산재병원장을 맡았다. 지난해 10월 광양에 온 후로는 현재 광양문화원 이사를 맡고 있다.

김 원장 역시 3층 김 원장을 비롯해 1층 황호룡 황안과 원장과 함께 아동보호를 위한 지역기관 네트워크 나눔봉사 실천 협약을 체결하며 사회봉사에 나서고 있다. 순천에서 활동했을 때에도 순천 지역 각종 봉사활동과 복지기관에 다양한 관심을 펼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2010년에는 순천대학교가 약학대학을 설립하는데 공헌한 공로를 인정받아 순천대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튼튼정형외과는 지난해 11월 개업했는데 광양읍에 유일한 정형외과이다. 


“정말 배울 것 많은 후배”
“이웃을 행복하게 해주는 선배”

두 김용주 원장은 서로에 대한 칭찬도 빠지지 않는다. 정형외과 김 원장은 “치과의사 김용주 원장은 환자를 진심으로 대하고 성실하게 진료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며 “이웃 사랑의 신념을 말로 아닌 행동으로 직접 보여주고 서민적인 성품이 훌륭한 후배다”고 치켜 세웠다.

그는 “20년 차이 나는 후배지만 정말 배울 것이 많은 친구”라며 “이렇게 훌륭한 후배와 이름이 같고 같은 건물에서 의료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 저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치과의사 김용주 원장은 “김 선배님은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고 긍정을 베푸는 분”이라며 “생각이 깊고 현재보다는 미래를 내다보며 항상 저에게 필요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 분이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행복함이 가득한 선배님을 보면 많은 힘을 얻게 된다”며 “이렇게 좋은 인연을 맺을 수 있어서 더없는 영광이다”고 덧붙였다.


매주 수요일은 점심 같이 먹는 날

엠플러스 빌딩은 매주 수요일 점심을 같이 먹는다. 건물주인 1층 정회기 메디컬 의료기 대표와 황호룡 황안과 원장, 그리고 두 김용주 원장, 4층 한화생명 지점장 등 5명이다.

이들은 회비를 걷고 매주 수요일 점심이면 주위 식당을 찾아 점심을 먹으며 여러 가지 이야기도 나눈다. 동네 돌아가는 소식과 봉사활동 이야기. 사회 돌아가는 이야기 등 다양하다.    

정회기 메디컬 의료기 대표는 “매주 한 번 씩은 모이다 보니 가족처럼 다정하다”며 “제가 복이 많아서인지 몰라도 정말 좋은 분들이 빌딩에 오셔서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다”고 고마워했다.

정 대표는 두 김용주 원장에 대해 “같은 이름에 좋은 일도 많이 하고 성격도 좋아서 닮은 점이 많다”며 한마디 거들었다. 그는 “정형외과 김용주 원장은 광양으로 이사하면서 어떻게 하면 지역과 호흡하고 문화를 육성할지 많은 연구를 하는 분”이라며 “특히 성악이 일품인데 교회나 복지 기관 등을 다니며 성악으로 이웃을 행복하게 해주는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치과의사 김용주 원장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지역에서 저소득층 아동 무료 진료 등 좋은 일을 많이 하신 분”이라며 “몸과 마음에서 품어나오는 훌륭한 성품과 남을 위하는 마음가짐이 정말 대단하다”고 칭찬했다.

두 김용주 원장은 한 건물에서 똑같이 의사로 활동하며 이웃과 사회에 많은 관심을 가진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우리에게 주어진 인연을 오랫동안 간직할 것”이라며 “서로를 위해 많은 격려도 하고 이웃들에게도 관심을 갖겠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