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스매시ㆍ완벽한 리시브 우리는 최고!”
“환상의 스매시ㆍ완벽한 리시브 우리는 최고!”
  • 이성훈
  • 승인 2013.10.21 09:31
  • 호수 5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마노인복지관 탁구 짝꿍 이순철ㆍ박래원 씨

어르신이라고 하기에는 민망하다. 그렇다고 00씨라고 하는 것도 모양새가 맞지 않아 그냥 얼버무렸다. 우선 회장님이라는 명칭을 쓰고 주어는 대충 생략한 채 이것저것 물었다. 여전히 청춘을 자랑하며 대답도 거침이 없다.

중마노인복지관에서 탁구를 치며 건강을 다지는 이순철ㆍ박래원 씨. 이순철(65) 씨는 현재 중마노인복지관 라지탁구동호회 회장을 맡고 있다. 이순철 회장은 학창 시절부터 틈틈이 탁구를 배웠으며 포스코에 다닐때도 라켓을 끼고 살았다. 포스코 정년퇴임 후 이제는 중마노인복지관에서 여전히 탁구 삼매경에 빠져 있다.

올해로 72세인 박래원 어르신은 이제 복지관에서 탁구를 배운지 4년이 조금 넘었다. 작고 왜소한 몸짓이지만 커트와 드라이브가 특기다.

이들은 매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중마노인복지관에서 탁구를 치며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리고 있다. 현재 중마복지관 라티탁구동호회는 약 30여명. 이들 어르신은 이중에서 실력이 상위 클래스에 속한다. 스매시, 드라이브, 백핸드, 커트 등 각종 기술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이순철 회장은 “라지탁구는 일반 탁구공보다 좀더 크고 공이 오랜지색이여서 눈에 잘 띈다”며 “노인들의 체력에 맞게 고안된 것이 라지탁구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탁구는 순발력이 생명인데 꾸준히 연습하다보면 땀도 적당히 흘리고 체력 관리에도 큰 도움이 된다”면서 “무엇보다 매일 운동하니 머리도 맑아지는 느낌이다”고 엄지손가락을 올렸다.

박래원 어르신은 “배운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정말 재밌어서 푹 빠진 덕택에 대회에 출전해 상도 받은 적 있다”며 “눈도 초롱초롱해지고 집중력이 커져서 정신 운동과 치매 예방에도 그만이다”고 말했다.  

이들에게는 큰 바람이 있다. 중마노인복지관에 전용 탁구장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 이순철 회장은 “강당에서 탁구대를 설치해 치고 있는데 각종 행사 때문에 연습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소연했다. 탁구대 설치와 철거를 반복적으로 하는 과정에서 노인들이 행여 다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는 것.

이 회장은 “광양읍 노인복지관은 탁구 전용 방이 따로 있어 부담없이 연습하고 있다”며 “시에서 검토하고 있지만 우리들의 소망을 외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신신당부했다. 두 어르신은 “아직까지 탁구를 칠 수 있는 건강을 갖고 있어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나이는 조금 먹었지만 항상 청춘이라는 마음으로 매일 라켓을 들고 탁구장을 누비고 싶다”며 파이팅을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