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은 꼬박 저수지에 살았죠”
“1년은 꼬박 저수지에 살았죠”
  • 이혜선
  • 승인 2013.09.09 09:42
  • 호수 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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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회 전국과학전람회 ‘국무총리상’ 수상한 중진초 김영신 교사

수생식물인 마름을 먹는 잎벌레의 수면 적응 전략ㆍ시료추적현미경 “교육적 가치 높다”

올해로 교직에 몸담은 지 13년, 아직은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들이 더 많은 중진초(교장 윤영택) 김영신 교사는 지난달 20일 제59회 전국과학전람회에서 첫 출전에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올리며 광양 과학교육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김영신 교사의 작품은 ‘수생식물인 마름을 먹는 잎벌레의 수면 적응 전략’이라는 주제의 동물부문 작품으로 일본잎벌레의 생태 및 기주 식물인 마름과의 상호관계에 대한 연구이다.

“마름을 먹는 일본잎벌레는 알에서 성체가 될 때까지의 과정이 매우 짧은 시간 안에 이뤄지고 개체수가 많아 변태 과정을 거의 한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어 연구과제로 삼게 됐어요. 5월부터 10월까지 서식기간도 길어서 수업에 필요할 때 언제든 채취가 가능한 것도 좋고요. 또, 우리나라에 일본잎벌레에 대한 연구 자료가 거의 전무해 도전의지를 불태울 수 있었죠.(웃음)”

교사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도전해보고 싶어 하는 전국과학전람회. 김 교사는 출전을 결정하고 나서 꼬박 1년을 저수지에서 살았다.

“연구 과제를 준비한 것은 2010년도 부터였어요. 그리고 전람회 출품 준비에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한 기간이 꼬박 1년이었지요. 주말에는 작업복을 입고 거의 저수지에 살았어요. 솔직히 여자 몸으로 혼자 매주 저수지를 간다는 게 쉽지는 않았어요. 그때 남편의 도움을 많이 받았지요. 정말 고마웠어요.”

김 교사는 안가본데가 없을 만큼 전남지역의 대부분의 저수지를 방문했다.

“원하는 결과를 얻을 때까지는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그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녀는 일본잎벌레에 대한 연구와 함께 연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시료추적현미경을 개발해 특허출원 중에 있다. 시료추적현미경은 살아있는 생물을 관찰할 때 좀 더 용이하게 대상을 확인할 수 있도록 컨트롤박스를 추가했다. 내가 원하는 위치로 현미경 렌즈를 옮길 수 있게 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컴퓨터와 연결해 현미경을 통해 보이는 모습을 바로 사진과 동영상으로 촬영해 학습 자료를 만들 수 있어 교육적 가치도 매우 높게 평가받고 있다.

김영신 교사는 이 같은 결과가 있었던 것에 대해 학교 측의 배려와 지원에 감사를 표했다.

“과학전람회를 준비하는 기간 동안 윤영택 교장선생님과 유병칠 교감선생님께서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많은 배려를 해주셨어요. 학교 측의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 정말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그리고 학교차원에서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해주셔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순천여고를 졸업하고 순천대 전자계산학과를 졸업한 김 교사는 교대 편입의 문이 처음 열렸던 해에 제주교대를 들어가게 되면서 인생의 길이 바뀌었다. 그녀는 제주교대 편입은 인생 중 가장 잘한 일이었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13년의 교사생활, 앞으로 더 많은 날들이 남아 있는 그녀는 무슨 일이든 최선을 다하면 새로운 기쁨을 맛볼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는 것을 믿는다.

한편, 김영신 교사는 오는 26일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열리는 시상식에 참여할 예정이다. 국무총리상은 상금 500만원이 부상으로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