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예산 학교 운영, 민관협의체 구성 필요하다
참여예산 학교 운영, 민관협의체 구성 필요하다
  • 이성훈
  • 승인 2013.09.02 10:12
  • 호수 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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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시 주민참여예산 정착 … 조례 개정 전 준비 철저해야

글 싣는 순서 …

1. 주민참여예산의 의미와 현황 …
    광양시 주민참여예산 현황
2. 우리나라 주민참여예산의 주요사례
3. 광주 북구 주민참여예산 12년
4. 서울 은평구 주민참여예산 운영 현황
5. 서울 서대문구 주민참여예산 운영 현황
6. 수원시 주민참여예산 사례
7. 울산 북구 주민참여예산 현황
8. 광양시 주민참여예산 정착화를 위한 과제

 

지난 2010년 열린 광양시 주민참여예산제 소위원회

 

주민참여예산제의 시행 목적은 지방재정운영에 대한 시민의 직접참여를 통해 예산낭비나 지방 재정의 비효율성을 차단하는 사전적인 시민 통제장치로서의 역할을 위해서다.

또한 예산편성과정에 지역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자신들의 의견을 제시함으로서 참여와 자기 결정 이라는 재정민주주의를 실현하는데 있다.

 

광양시, 타 지자체에 비해
조례 내용 부실

광양신문이 주민참여예산제를 비교적 잘 시행하고 있는 지역을 직접 취재해본 결과 광양시는 우선 조례재개정이 시급한 실정이다. 광양시 주민참여예산 조례는 지난 2006년 11월 제정된 것이다. 당시 행정안전부 표준 안을 기본으로 제정됐는데 조례 내용이나 구성면에서 다른 지역보다 뒤떨어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조례가 미흡하다보니 운영면에서도 형식에 그치는 수준이다. 명목상 참여예산제를 실시한 지는 6년 이상 지났으나 실제 운영은 상당히 소극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광양시 조례는 2010년 행안부 모델 조례안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부실하다.

현재 광양시 조례의 참여예산위원회 관련 규정을 살펴보면, 총 20명 이내로 구성하되 시청 간부 6명(부시장 및 국ㆍ소장)을 당연직 위원으로 하고, 위원장도 당연직으로 부시장이 맡도록 되어 있다. 나머지 민간위원 14명 이내도 읍면동장 및 사회단체 추천 등을 받아 시장이 위촉하도록 정해져 있다.   

하지만 이는 행안부(현 안전행정부) 주민참여예산 모델안 위원회 구성 규정을 둔 제2안 및 제3안에서는 위원 선임 방식에 ‘주민 공개모집 절차에 의한 선발’을 명시하고 있는 것과 정반대이다. 이는 참여예산제 시행 취지인 시민 일반의 의견 수렴을 위해서는 행안부가 임의로 위원을 선정하는 방식이 적합지 않다는 시민단체 등의 의견을 수용한 결과다.

하지만 광양시 조례는 여전히 시장이 임의로 위원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추천도 주로 공무원에게 맡기고 있다. 결국 현재 조례로서는 실질적인 주민참여예산제도 운영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한 행안부 모델안에도 위원장은 위원 중 호선하도록 정하고 있는데, 광양시 조례는 위원장을 부시장이 당연직으로 맡도록 하고 있다.

이 밖에 위원회 기능(예산편성에 대한 의견 배제), 회의(위원장이 회의 소집, 개최시기 한정) 등 전반적으로 행안부 모델안에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최인욱 좋은예산센터 사무국장은 “조례 내용이 참여예산제 활성화의 충분조건은 아니지만, 지금의 광양시 조례는 너무나 허술하고 소극적이어서 걸림돌이 될 지경이다”고 비판했다.

최 사무국장은 “이대로는 의욕적인 주민참여를 이끌어내기 어렵고, 의지를 갖고 참여한 주민위원조차 제대로 활동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면서 “반드시 조례를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회 반대로
2011년 조례 개정 실패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광양시가 실질적인 참여예산제 시행 의지가 있다면, 우선 부실한 조례부터 개정해야 한다. 물론 광양시가 조례 개정에 손 놓고 있지는 않았다.

시는 지난 2011년 행안부 표준 모델을 중심으로 조례를 개정하려고 했다. 위원수를 20명에서 35명으로 늘리고 분과위 구성, 읍면동 지역 회의 구성 등을 추진했지만 의회 반대로 실패했다.

지방자치법과 충돌하지 않겠느냐는 의회 입장이 표면적인 이유였다.

하지만 당시 의원들이 반대한 속내를 들여다보면 주민참여 예산제가 활성화 되면 자칫 의원들이 지역구 챙기기를 빼앗기지 않을까 하는 지적도 나왔다.

참여예산 조례 개정과 관련 초창기에는 의회와 충돌하는 지자체가 많았다. 행여 의원들의 입지가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염려에서다. 그동안 기획취재에서 소개했던 광주 북구나 수원, 서울 서대문구, 은평구 등 여려 지자체에서도 이런 과정을 겪었었다.

하지만 조례를 개정하고 의원들과 머리를 맞대며 참여예산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결과 이제는 의회에서 먼저 참여예산의 취지에 공감하고 더욱더 힘을 실어주는 경우가 많았다. 주민참여예산이 의회 입지를 좁힌다는 우려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는 점이 여러 지자체의 참여예산 추진 과정에서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과제 … 조례 개정 전
민관협의체 연구단체
구성해야

광양시는 올해 안에 참여예산 조례 개정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조례 개정을 추진하고 있지는 않다”며 “내년에 지방선거가 있어 아무래도 새 시장이 선출되고 의회도 새롭게 출범하면 내년 하반기 조례 개정을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시의 계획대로라면 조례 개정은 일 년 정도 남아있다. 시가 주민참여예산 운영에 의지를 보인다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시 자체적 연구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민단체 등 참여예산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높은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민관협의체(참여예산연구회 등 형식)를 구성, 조례 개정안 및 구체적 운영계획 마련 과정부터 함께 논의하는 것도 필요하다. 

당장 시행 가능한 방안으로는 참여예산제의 존재와 적극적 의견 제시를 권유하는 대시민 홍보활동과 일반시민에게 개방된 참여예산교육이 있다. 서울 서대문구의 경우 2011년 참여예산위원회 구성 전 주민 누구나 수강할 수 있는 참여예산학교를 열었다.

참여예산학교 운영으로 주민참여예산 적극적인 홍보는 물론 자발적 신청만으로 의욕적인 주민을 조직했을 뿐 아니라 참여예산제 시행 사실을 널리 알리는 효과를 거뒀다.

또한 추가로 주민강사 양성교육을 실시해 이 교육 이수자들로 구성된 주민모임이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참여예산 홍보 및 주민교육 등을 수행하는 민간주체로 성장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것은 주민참여 확대인데 이것이 참여예산제 활성화의 필수조건이다.

최순욱 사무국장은 “주민참여 확대 후 참여예산 대상범위 확대, 시민제안의 질적 제고, 주민참여로 종합적인 지역비전 만들기 등을 중장기 과제로 삼아야 한다”면서 “참여예산제 시행 취지를 공감하며 지역 실정에 맞는 발전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