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산, 우리가 반드시 지켜내야 할 광양의 ‘자존심’
백운산, 우리가 반드시 지켜내야 할 광양의 ‘자존심’
  • 이혜선
  • 승인 2013.09.02 10:04
  • 호수 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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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성 백운산 국립공원지정 추진위원회 상임대표, 그가 말하는 ‘우리 백운산’

"우리의 백운산, 광양의 백운산을 지금 지켜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자존심을 잃는 것이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지켜내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자손들에게도 부끄러운 일이 될 것입니다."

백운산 국립공원 지정 추진위원회의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정용성 씨. 그는 “시대를 초월해 광양에서 나고 자란 모든 이들의 삶의 바탕에 백운산이 있다”며 “15만 광양시민의 간절한 염원을 한데 모아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운산은 아픈 역사가 있다. 1910년 을사조약으로 한일합방이 됐을 때, 일본은 천혜의 기운을 품고 있는 백운산을 그냥 두지 않았다. 합방 2년 후, 백운산은 동경제국대학의 연습림으로 사용되면서 큰 상처를 받게 된다. 그 이후 34년간 광양의 백운산은 광양인들의 것이 아니었다. 해방이 된 이후 백운산은 다시 서울대가 관리하는 국유림으로 변했다. 광양이 돌려받아야함에도 불구하고 백운산은 다시 서울대의 학술림으로 변모한 것이다.

정 대표는 “그래도 그나마 국유림일 때는 나라의 재산이라고 이해할 수 있지만 서울대의 법인화에 따라 사유지화 되는 것은 또 다시 백운산을 빼앗기는 일”이라며 “더군다나 그동안 조건 없이 백운산을 학술림으로 사용해왔는데 무상양도로 백운산을 사유지화 한다는 것은 더더욱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백운산은 원래 소나무가 아름다운 송림이었다”며 “지금도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곳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대가 수십 년 동안 백운산을 관리하면서 울창했던 소나무 숲을 모조리가 베어내고 제재소에 팔아넘기면서 잡목림으로 바뀌었다”며 “금강송을 심어 다시 송림으로 바꾸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에 따르면 백운산의 잠재적 가치는 약 10조로 추정된다. 광양이 공업도시화가 가속화 될수록 백운산의 가치는 더더욱 올라간다. 백운산이 완충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무더운 도시 하면 대구인데 올해는 오히려 광양이 매스컴을 타고 대구는 생각보다 잠잠했다. 대구가 나무를 심어 대구의 평균 기온을 3도 정도 떨어뜨렸기 때문이다”고 설명하며 “광양도 백운산이 있기 때문에 이 정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백운산에 숲을 늘리고 가꿔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백운산에 불이 났을 때도 광양시민들이 나서서 불을 끈 것처럼 크고 작은 일이 있을 때마다 광양 시민들이 발 벗고 나서서 지킨 우리의 산을 지키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2009년 서울대 법인화에 따른 백운산 지키기 시민행동이 발족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서울대로부터 백운산을 지키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됐다.

그는 “서울대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거대하고 막강한 조직”이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백운산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광양시민들의 강력한 의지가 결집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앞으로도 이 같은 우리의 의지를 한데 모아 백운산을 꼭 지켜내자”고 간곡히 부탁했다.

한편, 정용성 대표는 서울대에도 바람을 전했다. 그는 “서울대가 학술림으로 백운산을 사용코자 한다면 국립공원이 된다하더라도 하등의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백운산을 광양시민에게 돌려주고 광양시민과 상생하는 방안을 생각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