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만은 청춘’ 66살 청년회장, 오늘도 달린다!
‘마음만은 청춘’ 66살 청년회장, 오늘도 달린다!
  • 정아람
  • 승인 2013.04.15 09:12
  • 호수 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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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면 지랑마을 송두만씨

‘부우웅~’ 오토바이 소리가 요란하다. 진상면 지랑마을을 들어서는 다리 위로 오토바이를 타고 달려오는 한 남자. 대한태권도협회라고 적힌 점퍼를 입고 환하게 웃는 모습이 어디선가 누구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출동하는 ‘태권브이’를 연상케 한다. 마을에서 일명 ‘태권브이’라 불리는 송두만(66)지랑마을 청년회장을 소개한다.

진상면 지랑 마을에서 태어나 초중학교를 졸업하고 진상우체국에서 20여년이라는 세월을 보냈다. 덕분에 진상 구석구석은 눈감고도 갈 수 있을 만큼 훤하다.  어디 집만 알겠는가. 구체적으로는 아니지만 그 집에 역사까지 꿰뚫고 있을 정도다.

“어르신, 어디 다녀오세요? 이리 주세요” 지팡이를 짚고 가는 어르신 옆에 다가가 말을 건다. 어르신은 “어이 매번 고맙네” 어르신이 고맙다는 인사를 연신 두 번이나 하는 걸보니 한두 번 짐을 옮겨드린 것이 아닌 모양이다. 식사는 잘 했는지 불편한 곳은 없는지도 잊지 않고 챙겨 묻는다.

보통 20~30대로 이루어진 청년회, 하지만 진상면 지랑마을 청년회는 좀 다르다. 청년회장의 나이는 올해 66살, 거기다 회원들은 40대부터 70대 어르신까지 30여명 정도가 활동하고 있다.

송 회장은 “아니, 내가 지금 청년회장이 아니고 노인회에 들어가야 될 나인데 어찌까”라며 걱정 섞인 웃음을 보인다. 젊은이는 물론 아이울음 소리 들은 지도 오래. 마을은 점점 젊은이들이 사라지고 있다. 청년회장을 그만두고 노인회에 들어가자니 청년회가 울고 청년회장을 맡고 있기에는 너무 많은 나이라 현재로써는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송 회장은 “청년회는 꼭 있어야 해. 마을을 위해 봉사해주는 청년회가 없다면 조용한 마을이 더 삭막해진다”며 “청년들이 나서야 마을이 활기도 돌고 어르신들도 즐겁지”라고 말했다.

청년회가 없어지는 것을 원치 않는 송회장은 덕분에 5년이라는 긴 시간을 청년회와 함께 보냈다.
송 회장이 우체국 집배원으로 근무할 때 노인들에게 온 편지를 직접 읽어주고 써주면서 문득 청년들이 꼭 해야 할 일 그리고 이끌어 가야 할 일들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부터 송 회장은 우체국을 그만두고 매실과 감 농사를 지으면서 동네어르신들과 함께 나누고 보살피는데 앞장섰다.

송 회장은 “앞으로 내가 회장을 얼마나 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청년회는 꼭 있어야 하기에 차기 회장이 정해지기 전까지는 내 몫”이라며 “지랑마을 청년회장으로서 마을을 위해 헌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