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불법이면 모든 현수막 철거…공익 현수막 게첨대 설치 필요
불산공장 건설 저지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 곳곳에 불산 공장 저지와 관련한 현수막이 나붙자 시가 단속에 나섰다.
이번 달부터 대대적으로 불법 현수막을 단속하고 있는 광양시는 공익적인 취지라도 허가되지 않은 것은 예외를 두지 않고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시는 지난 22일 시청 사거리에 붙어 있던 불산공장 건설 저지 관련 현수막을 철거했다. 김경철 건축과 건축행정 팀장은 “11월부터 집중 단속한다는 방침을 세운 만큼 합법적인 현수막을 제외하고 대대적인 단속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가 이번에 불산공장 저지 단속 현수막 철거를 두고 이제는 정당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등 오피니언 리더들이 기초질서 지키기에 먼저 실천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시민사회단체가 공익을 목적으로 현수막을 곳곳에 게시해 홍보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결국 불법 현수막 게시를 조장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시민사회단체가 내걸어 놓은 불법 현수막 철거는 시도 부담이다.
자칫 함부로 철거했다가는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시민사회단체의 현수막 철거는 조심스럽다”며 “이것을 두고 다른 불법 광고 현수막만 철거하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느냐”고 말했다. 불법 광고 현수막이 홍수를 이루는 것은 이 같은 공익을 내세운 불법 현수막이 활기를 치고 있는 것도 한몫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시민사회단체가 내건 현수막이 무조건 불법은 아니다. 집회신고를 할 경우 해당 지역에 내건 현수막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최근 포스코 현안 대응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에서 시청앞 사거리에 내건 현수막의 경우 연대회의가 사거리 주변 네 곳에 대해 집회 신고를 해놨기 때문에 불법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집회 현수막으로 도배되다보니 거리 질서는 물론, 이런 사정을 제대로 알 리 없는 업체에서도 각종 불법 광고 현수막을 내걸며 한바탕 홍역을 치른바 있다.
최근에는 대선에 맞춰 정당 정책 홍보 현수막과 선관위 현수막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현재 시청 앞 사거리와 컨부두 사거리를 비롯해 거리 곳곳에는 정당과 선관위 현수막들이 보기 흉하게 걸려있는 상태다. 물론 합법이다. 하지만 합법을 빌미로 기초질서를 해치고 있다는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민주당도 정책 홍보 현수막 게재에 자제를 하겠다고 나섰다. 민주당 관계자는 “시의 기초질서 지키기 운동에 동참하기 위해 현수막을 지나치게 거는 것에 대해 자제할 방침”이라며 “현수막 게시가 합법적이긴 하지만 정서를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윤필 광양참여연대 대표는 “기초질서 지키기에 공감하지만 지역 사안을 다루다보면 어쩔 수 없이 홍보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많다”면서 “기초질서 지키기를 명목으로 무조건 규제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현수막 홍보가 시민들에게 알리는 중요한 사안도 있는 만큼 도를 넘지 않는 차원에서 적절한 조정은 필요하다”며 “무조건적인 규제보다는 서로가 합리적인 선에서 조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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