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 진월면에 있는 ‘섬진강살리기환경운동본부’ 소유의 ‘섬진강환경감시센터’ 건물이 환경감시와 보호라는 역할을 충실히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광양시 진월면 선소리 254-6외 1필지에 있는 지상 3층 규모의 이 건물은 지난 2003년 수자원공사가 섬진강 취수량 증설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의 민원 무마용으로 섬진강환경감시센터 건립비용 5억 원을 제공하면서 건립됐다.

섬진강환경감시센터는 광양시로부터 지난 2004년 7월, 일반 사무소 용도로 건축물 사용 승인을 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당시 수자원공사는 섬진강에서 취수량을 늘리기 위한 사업을 진행 중이었고, 염해 피해 등을 들고 나오며 강력한 민원을 제기하던 광양과 하동의 환경단체들의 반발에 직면했다.

이후 수자원공사는 섬진강살리기환경운동본부와 하동 다시돌지킴이환경운동본부를 지역 주민대표로 인정하고 합동환경영향조사 시행과 신설 취수장 건설 및 운영, 계측기 설치, 센터 건립비용 지원 등의 내용이 담긴 합의서를 만들었다. ‘광양(Ⅲ)공업용수도사업 합의서’란 이름의 이 문서에는 수자원공사 사장과 하동 및 진월의 환경단체 대표의 직인까지 날인됐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광양 쪽에는 섬진강환경감시센터가 건립됐지만 이후 센터의 공익적 기능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어 효과적인 활용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시 협약서에도 ‘완성된 섬진강환경감시센터는 어느 개인 또는 단체의 영리목적으로 사용되어서는 안되며 공익목적으로 사용되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진월면 출신의 한 시민은 “그 당시 잠깐 반대 운동을 하던 단체가 건물이 지어진 후 환경보호와 섬진강 환경감시 활동을 하는 것을 본 기억이 없다”며 “진월면민 전체의 재산과 다름없는 감시센터 건물을 지역민을 위한 공동의 시설로 활용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이 시민은 또 “현재처럼 대표가 건물에 입주해 관리하는 상황이 오래 되다보면 건물이 대표자의 개인 소유가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는 입장도 보였다.

실제로 이 건물의 소유자인 섬진강살리기환경운동본부는 지난 몇 년 동안 지역시민들이나 환경단체, 심지어 광양시에도 전혀 활동이 파악되지 않는 유명무실한 단체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당시 환경감시센터 설립에 깊이 관여한 박필순 전 시의원은 “2003년 당시 활동을 했지만 이후 어민회 등이 전면에 나서면서 역할이 줄어든 것도 사실이지만 여전히 단체는 해체되지 않고 있다”고 어정쩡한 답을 했다. 박 전 의원은 또 “건물은 단체의 소유이기 때문에 대표 개인의 소유가 된다는 주장은 전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섬진강환경감시센터 건물에는 현재 섬진강살리기환경운동본부의 대표 이모 씨가 1층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2층에는 진월면 청년회가 입주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