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재판 승리시 모든 손실비용 시가 부담해야” 경고
탱크터미널 소송 1심에서 패소한 광양시가 최근 행정소송 수행을 위한 태스크 포스팀(TF팀)을 구성하는 등 실질적인 항소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시에서 항소하지 않을 경우 그동안의 공사 중단에 따른 비용 문제를 거론하지 않겠다던 업체 측의 대응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탱크터미널 측은 지난 9일 광주지방법원 행정부가 ‘건축허가 사항 변경 불허가 및 공작물 축조 신고 불수리 처분 취소’소송 1심에서 원고인 자신들이 손을 들어주자 시에서 항소를 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그동안의 손실에 대한 책임을 없는 것으로 하고 사업 추진에만 매진하겠다는 뜻을 밝혀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업체 측의 제안은 시 입장에선 구미가 당기는 부분이 있다. 1심에서 재판부가 원고인 탱크터미널업체 측이 제기한 청구를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있다”며 원고 승소를 선언했기에 항소에서 시가 1심을 뒤집는 판결을 기대하는 것이 무리라는 관측이 무성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시 고위층은 항소로 갈지 아니면 이대로 1심에서 손을 떼야할지 고민에 빠졌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하지만 탱크터미널은 중마동 지역에 기반을 둔 사회단체들이 이구동성으로 입지 반대를 천명하고 있었고, 법에 앞서 사회 공익적인 측면에서 바라볼 때 탱크터미널은 공공의 이익과 배치되는 측면이 있어 시는 항소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렸다.
이는 건축과장과 일부 팀장급 요원의 인사조치와 TF팀 구성으로 더욱 확연해졌다.
탱크 터미널은 애초 허가가 나지 말았어야 했지만 행정 절차만을 살펴본 허가 관련자들이 사업 허가 후 발생한 파장과 영향력을 미처 생각지 못하고 허가를 내준 아쉬움이 이번 사태를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한 번의 행정이 시와 시민에게, 그리고 거액을 투자한 업체에게도 손해를 끼칠 수 있는 그야말로 ‘딜레마’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고 만 것이다. 이같은 상황을 모를리 없는 이성웅 시장은 결국 소송 진행을 통해 건축과장에게 기회를 줬지만 소송에서 패소하자 전격적으로 인사조치 됐음을 알 수 있다.
현재 시는 2개반 9명의 소송대응팀(TF팀)을 구성하고 지난 16일 변호사에게 도착한 판결문을 정밀 분석해 대응 방안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소송심의회를 개최해 판결문 분석 결과에 토대로 소송대리인 선임 및 수임료 등을 결정하게 되며, 항소장 제출 마감일인 30일까지 항소장을 제출하면 본격적인 소송이 진행된다.
시가 TF팀을 꾸리는 등 법적 다툼에 대비하고 나선 만큼 업체 측에서도 항소에 대비한 움직임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 향후 법리 다툼과 판결 결과에 따른 파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체 측 관계자는 “지역에서 사업을 하는 업체의 입장에서 시와 맞서는 것이 부담스럽다”면서도 “처음부터 안된다고 했으면 투자하지도 않았을 것을, 이제 와서 사업은 사업대로 중단다고 줄 소송이 계속되는 것은 정말 문제가 많다”고 시를 원망했다.
이 관계자는 “항소심에서도 우리가 이길 경우 그동안 발생한 모든 비용부분을 시에서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지역에서 사업을 한다는 이유로 시에게 행정소송에 따른 손실비용 부담을 제기하지 않던 관례를 깨고 분명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지난해 9월 탱크터미널 터파기 공사가 진행되는 것을 시에 알린 중마동사회단체 협의회는 지난 23일 오후 중마동사무서에서 모임을 갖고 업체측에 주민설명회를 요청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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