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관 연결안돼 안방 에어컨 못달아
구입한 제품 반품까지
최근 입주를 시작한 광양읍 용강지구 송보파인빌 7차 아파트의 일부 입주민들이 벽지, 에어컨 설치문제, 싱크대 불량 등 각종 내ㆍ외장공사에 대한 하자보수를 시공사에 요청했으나 시공사가 차일피일 시간만 보내며 불성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불만의 소리가 커져가고 있다.
이들은 특히 아파트 설계상의 문제점으로 인해 일부 타입의 경우 안방에 에어컨을 설치하기가 어렵다는 불만을 제기했지만, 시공업체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송보 파인빌 7차 아파트의 구조는 A, B, C, D의 4가지 형태를 띠고 있으며, 총 세대수는 867세대이다. 이중에서 에어컨 설치 문제가 불거진 곳은 A와 B 타입의 아파트로 각각 299세대와 174세대로 모두 473세대에 달한다.
이 두 타입의 아파트는 실외기 1개에 거실용 스탠드형 에어컨과 안방용 벽걸이 에어컨을 연결하는 ‘멀티형 에어컨’을 구입할 경우 배관을 연결할 방법이 없어 안방에는 에어컨 설치가 곤란하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실외기를 설치한 곳에서 거실 쪽은 에어컨 배관 통로를 만들어 뒀지만, 안방으로 가는 통로는 만들어 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굳이 안방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중간의 방이나 거실 등을 통과하는 별도의 삽입구멍을 뚫어 배관을 연결하면 되지만 이마저 어렵다.
돌출된 배관이 미관상 보기에 좋지 않을뿐더러, 배관 거리가 길어지며 에어컨 효율이 떨어질 경우 시원하지 않다는 고객 불만을 우려한 설치기사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입주자들이 아파트에 구멍을 뚫을 경우 이사를 위해 집을 비워야 할 때 원상 복구 비용도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멀티형 에어컨을 구입한 입주자들은 애써 설치를 나온 에어컨을 다시 반품하고, 거실에만 사용하는 단독형 에어컨을 사야 하는 불편함을 겪고 있다.
일부 입주자들은 아파트 측에 “실외기에서 안방으로 배관이 지날 수 있도록 벽체에 구멍을 내 달라고 요구했지만 아파측은 전혀 응하지 않고 있어 입주민들이 금전적 손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입주민 A씨는 “멀티형 에어컨을 사려고 했는데 설치가 안된다고 해 할 수 없이 거실에만 스탠드형 에어컨을 놓기로 결정했다”며 “아파트 사업사가 바뀌는 과정에서 설계비용을 줄이기 위해 과거의 설계를 그대로 쓴 것은 아닌가 싶다”고 의구심을 보였다.
피해는 입주민 만이 아니다. 에어컨 설치기사들도 “가져온 제품을 다시 가져가야 하기 때문에 일도 못하고 아까운 시간만 보낸다”며 불만이다.
이에 대해 건설사 측은 “통풍이 원활하도록 설계해 안방엔 굳이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시원하다”면서도 “설계에서 안방으로 가는 별도의 배관통로를 확보하지 못한 것은 최근 입주민들의 요구를 제대로 읽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해 설계에서 세심한 배려가 없었음을 시인했다.
그는 또 “주민들이 요구하는 하자 보수 문제는 대응팀이 있는 만큼 시급성을 고려해 해결 해 나갈 것”이라며 “지금은 한꺼번에 입주가 이뤄져 해결을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는 점을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설계와 관련 시 관계자는 “2008년 사업자가 바뀌며 대대적인 설계 보완이 이뤄졌다”며 “시민들의 의심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한편, 송보파인빌 7차 아파트는 현재 약 650여 세대가 잔금을 치르고 열쇠를 수령해 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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