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동호안 매립장 붕괴 사고를 수사 중인 검찰이 매립장 시공 당시 감리가 부실했다며 감리를 맡은 정 아무개 연구원을 구속해 파장이 예상된다. 이 연구원은 검찰조사가 들어가자 잠적했다가 검찰에 체포돼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3일 전격 구속됐다.
광주지검 순천지원은 지난달 28일 매립장 공사를 감리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정 책임연구원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신병확보에 나섰고, 정 씨는 검찰조사가 들어가자 잠적한 했다가 2일경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언론을 통해 알려진 바에 따르면 매립장의 감리 책임을 맡은 정 씨가 당시 설계전문회사를 차리면서 인선이엔티로부터 7억 원의 설계비를 받은 뒤 부실공사를 눈감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 이런 상황에서 검찰이 정 연구원에 대해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한 것은 혐의 입증에 대한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특히 검찰은 인선이엔티 이 아무개 사장에 대해서도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 4일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거칠 예정인 것으로 전해져 검찰의 수사가 상당한 탄력을 받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 같은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자 인선이엔티는 지난달 29일 해명서를 내고 사실과 다르다며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또 검찰 수사에 대한 불신도 드러냈다.
인선이엔티는 해명서를 통해 매립장의 최초 설계검토는 관련법에 근거해 환경부 영산강유역환경청에서 건설기술연구원에 의뢰한 것이며 건설기술연구원은 매립시설 법적 검사기관으로, 매립장의 감리와는 해당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인선이엔티는 “매립장 설계는 한 설계전문 회사에 설계를 의뢰하고 설계비를 지급한 것”이라며 “검찰의 주장대로 건설기술연구원 정 씨에게 수억 원의 설계비를 지급한 사실자체가 없다”고 일축했다.
인선이엔티는 “검찰이 현재 동호안 매립장과 관련, 어떠한 부실공사 혐의를 입증하지도 못했다. 그런데 무슨 부실공사를 봐줬다는 얘기냐. 이는 잘못된 이야기”라며 “검찰이 사실을 편파적으로 왜곡하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한국지반공학회의 용역검토보고서 결과가 이번 사고의 근본적 원인은 포스코가 관리책임이 있는 담수호의 수위 상승이 사고의 원인이라고 분명하게 명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선이엔티는 “수차례에 걸쳐 언론에 검찰의 편파적인 조사가 지적되고 관련의혹과 정황이 보도돼 왔다”며 “결국 이번에도 검찰의 편파성이 숨김없이 들어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검찰은 그동안 지반공학회의 사고 원인 용역 보고서 결과를 토대로 매립장 안전율이 법정 기준에 미달했는지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매립장 공사 과정 전반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형국이어서 향후 발표될 검찰조사 결과가 주목된다.